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미셸 푸코 (문단 편집) === 튀니스 === 클레르몽페랑 대학교수 자리에서 나온 푸코는 새로운 자리를 알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왜 하필 튀니스였을까? 그것은 이상한 운명의 장난이었다. 튀니스 대학 철학과에 때마침 빈자리가 났고, 푸코는 친구의 친구를 통해 그 자리를 소개받았다. 그래서 푸코는 행정절차를 걸쳐 1966년 9월 말, [[튀니스]]에 도착했다. 그는 제법 잘 적응했으며 학생들을 정말 열성적으로 가르쳤다. 또한 매주 금요일마다 공개강좌를 열었는데, 한번 강의할 때마다 청중이 2백 명 이상씩 몰려들었다. 다만 학생들은 푸코의 강의에 열광했지만, 그의 정치적 견해에 대해서는 지지를 유보하는 입장이었다. 그들은 푸코를 기꺼이 '우익'으로 분류했는데, 그가 마르크스주의를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학생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푸코는 좌익도 우익도 싫어했던 사람이었고, 그래서 그 동안 정치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려고 노력했었다. 하지만 운명은 그를 다시 정치 쪽으로 데리고 간다. 1966년 한 학생이 버스 요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두들겨 맞는 일이 발생하자, 이 사건이 화약고에 불을 지른 꼴이 되어 온 대학으로 소요가 번졌다. 게다가 1967년 6월에 벌어진 [[제3차 중동전쟁]]으로 아랍군이 이스라엘군에 패주한 후로부터, 반유대주의를 외치는 폭력의 불길이 튀니지 수도 전체로 거세게 퍼져 나갔다. 이들 중 마르크스주의자 학생들은 패배의 대한 책임을 현정부에게 묻고 반정부 투쟁으로 선회했다. 그러자 정부는 강력한 조치로 학생들을 감옥에 가두었다. 그 중에는 푸코의 학생도 있었다. 푸코는 프랑스인 교수들과 함께 학생들의 구금과 고문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다. 푸코는 그것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프랑스 대사관의 개입도 요청했지만, 대사관은 튀니지의 내정에 간섭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해왔다. 그럼에도 푸코는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도왔다. 푸코는 일제소탕령에서 몸을 피신한 학생들을 자신의 집에 숨겨줬으며, 자신의 정원에 학생들의 등사기를 감춰 놓고 유인물을 찍도록 도와줬다. 법정에까지 출석해서 학생들을 위해 증언을 했고 이들을 옹호했다. 이와 같은 완강한 활동으로 푸코는 몇 번이나 사복경찰의 위협을 받았으며, 시디 부 사이드로 가는 길에서는 누군가에게 붙잡혀 구타를 당했다. 그것은 튀니지 정부가 보낸 일종의 경고 메세지였다. 푸코는 훗날 그때의 감정을 다음과 같이 힘주어 말한다. "남녀 학생들이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면서 유인물을 인쇄하고 그것을 배포하거나 파업을 호소하는 일… 그들은 정말 잡혀갈 각오로 그런 일을 했다! 그 모습은 나를 깊이 감동시켰다. 젊은 시절에 공산당에 가입했던 것이나 독일에서 체험한 것, 그리고 프랑스로 다시 돌아가서 정신의학 분야와 어떤 관계를 맺으려 했던 것… 이 모든 것들에 대해 나는 약간 씁쓸한 정치적 경험과 매우 사변적인 약간의 회의주의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나는 그것을 숨기지 않는다… 그런데 거기 튀니지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아주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정치적 논쟁 속에 들어가야만 했다." [* 디디에 에리봉 『미셸 푸코, 1926~1984』 박정자 옮김, 그린비출판사, 2012, p.324] 푸코는 비로소 마르크스주의같은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신화가 필요하다는 걸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원칙이라기보다는 토론을 통해 사람들을 행동 속으로 끌어들이는 미끼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쓸데없는 궤변이나 총체성 같은 거대 이론이 아니라, 그 열정과 행동 ㅡ 즉 구체적이고 분명하고 정확한 투쟁인 것이다. 그럼에도 푸코는 튀니스에서 목격한 반유대주의 폭동을 참을 수 없었고 무엇보다 이제 더 이상 심리학 강의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튀니스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푸코는 튀니스 대학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둘 다 가르쳤다. 물론 그의 직책은 철학교수였지만 말이다.] 그가 그토록 사랑하던 튀니스의 태양과 바다도 이제는 멀어질 시간이 되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